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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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법인 이산, 2026 채용설명회 성황리 개최

    노무법인 이산(대표 김명환)은 아이티스퀘어(오크우드 코엑스 센터 2층)에서 ‘2026 노무법인 이산 채용설명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해당 설명회는 예비 공인노무사를 대상으로 노무 직무를 설명하고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2024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올해 채용설명회에는 법률센터, 산재보상센터, 4대보험센터, 노사관계연구원, 산업안전보건센터 등 노무법인의 모든 부서가 참여해 노무 분야의 여러 업무를 소개했다. 올해 역시 지방 인재들의 참여 편의를 위해 34기 공인노무사 3차 면접 당일 오후에 진행했다.이번 채용설명회를 통해 예비 공인노무사들은 노무 분야의 다양한 업무를 한 자리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각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선배 공인노무사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실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왔다. 또한 대형 노무법인의 특징을 직접 확인할 기회도 제공돼 향후 공인노무사로서의 진로 설계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예비 공인노무사에게는 노무법인 이산에 채용 지원 시 가산점이 부여되는 혜택도 제공된다.노무법인 이산 김명환 대표는 “이번 채용설명회는 예비 공인노무사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노무법인 이산은 인재 발굴과 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무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이번 설명회는 예비 공인노무사가 자신의 진로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향후에도 매년 개최될 노무법인 이산의 채용설명회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무 경험과 네트워킹의 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벤젠 노출과 혈액암의 연결고리

    백혈병·림프종·다발성골수종 같은 림프조혈기계 암은 모든 혈액세포의 근원이 되는 조혈모세포에서 비롯된다. 조혈모세포는 나무의 줄기처럼 여러 가지 가지로 뻗어나가 림프구·골수구 등 다양한 혈액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혈액암은 이 분화 과정의 특정 단계에서 유전적 변이가 발생해 성장이 멈추고, 비정상적인 증식이 이어지면서 생긴다.이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대표적 물질이 바로 벤젠이다. 벤젠은 휘발성이 높아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되며, 체내로 들어온 벤젠은 조혈모세포의 DNA를 직접 손상시킨다.쉽게 말하면, 벤젠은 ‘피 공장(골수)의 설계도’를 망가뜨려 정상 혈액세포 대신 ‘불량품(암세포)’을 계속 만들어내게 한다.벤젠 노출은 석유화학 공장이나 타이어 등 고무 제조업, 플라스틱 제조업 같은 특정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기계 부품 세척에 쓰이는 솔벤트(유기용제), 도장 작업의 ‘페인트 희석제(시너)’, 신발·가구·전자제품 생산라인에서 대량으로 사용했던 접착제(본드)에도 벤젠이 포함된 사례가 많았다. 이처럼 벤젠은 산업 현장에서 세척제·용해제·원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해 왔다.“법적 기준을 지켰다”는 주장이 공허한 이유과거 벤젠 노출기준은 10ppm이었다. 이 기준은 벤젠의 발암성보다는 작업 중 어지러움 같은 급성 중독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즉 ‘당장 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 농도’였을 뿐, 수십 년 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 독성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1990년대 후반, 벤젠에 노출된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보고됐다.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자 2003년 노출기준은 1ppm으로 강화됐고, 2016년에는 0.5ppm으로 다시 낮춰졌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조정이 아니다. 2003년 이전 ‘10ppm’ 기준을 지켰다 해도, 현재의 과학적 기준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작업환경이었음을 보여준다.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건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회사는 “벤젠을 원료로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2년 정부 정밀 조사 결과, 벤젠은 공정 중 부산물로 생성되거나 다른 용제에 불순물로 포함돼 있었다.법원 역시 이렇게 판단했다.“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안전한 역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준치 이하의 저농도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이는 벤젠의 저농도 노출이더라도 산재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확인한 판결이다.과거의 위험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벤젠 노출기준이 2003년 대폭 강화된 이후, 많은 사업장은 환기 설비를 개선하고 벤젠을 대체할 안전한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노동자의 벤젠 노출 수준이 과거보다 낮아지고 관리체계가 정비된 것은 분명한 변화다.그러나 벤젠이 남긴 세포 손상은 수년, 때로는 10년·20년 이상의 긴 잠복기를 거쳐 암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흔하다.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2025년 현재 발생하는 원인 미상의 혈액암 가운데 상당수는 과거 작업환경의 위험이 뒤늦게 드러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현재의 작업환경이 개선됐다는 사실이 지금의 혈액암이 과거 업무와 무관하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과거 누적 위험이 질병으로 드러나는 시기일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벤젠의 저농도 노출 위험 또한 결코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수십 년 전의 ‘기준치 준수’가 오늘의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이다. 역학·독성학·법원의 판단이 공통으로 말하는 결론은 단순하다.“벤젠에 안전한 노출 수준은 없다.”박도연 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노란봉투법 시행 임박, 하청업체도 사전 준비가 필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및 제3조(이하 “노란봉투법”)이 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11월 25일 노란봉투법 관련 시행령을 입법예고를 발표했고, 해당 시행령은 40일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2026년 1월 5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즉, 노란봉투법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산업계 현실이다.원청사들은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이다. 하청에 대한 도급실태조사 및 개선조치, 다양한 교섭 시나리오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하청업체에 대하여 노란봉투법 관련 자체 관리방안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노무법인 이산 노사관계연구원 원장 용승현 노무사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이 입찰에 참여하는 하청에 대하여 노란봉투법 관련 관리방안을 함께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면서,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대부분의 원청이 하청에 대하여 용역 입찰 시 산업안전보건 관련 관리방안 제출을 요구하는 것과 동일한 패턴으로 보인다”고 했다.용승현 노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대부분의 하청업체가 법 적용대상이기 때문에 기존에 구축한 안전보건체계의 요약본을 원청에 제출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었지만, 노란봉투법의 경우에는 하청업체가 자체적으로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하청업체가 마련해야 할 관리방안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관리자와 인사·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노란봉투법 핵심 법리 교육이 필요하다. 이어 도급계약서를 포함한 도급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 조치와 정기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사내 고충처리 체계를 점검해 보완하고,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노사관계에 대한 상시 자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포함됐다.끝으로 용승현 노무사는 “노란봉투법은 노사관계 당사자인 사용자 범위, 교섭의제 또는 쟁의행위 목적으로 직결되는 노동쟁의 개념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므로, 법리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련 판례나 해석이 누적되지 않아 실무적으로도 매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노사관계 경험이 부족하거나 별도의 노무 부서를 운영해오지 않은 하청의 경우 외부 노사관계 전문가로부터의 자문을 권고한다”고 했다.

  • 의료진의 직업병, 방사선이 부르는 피부암

    정형외과 수술실, 마취통증의학과 시술실, 혈관조영실 등 ‘C-arm’이라 불리는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는 이제 현대 의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가 됐다. 의사들은 이 장비가 보여주는 실시간 영상을 보며 환자의 생명을 구한다.문제는 납 방어복으로 가려지지 않는 의사의 손, 팔, 얼굴이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한 번의 노출량은 미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수십 년간 그 미미한 양이 쌓이면 피부 세포 DNA는 손상되고, 결국 ‘피부암’으로 발현될 수 있다.납 가운 속 무방비 지대, 손·얼굴 타깃시술 도구를 잡고 정밀한 조작을 해야 하는 손과 팔, 모니터를 확인해야 하는 얼굴과 목은 방사선에 가장 직접적이고 빈번하게 노출된다. 방사선은 피부 표피층에 직접적인 DNA 손상을 일으킨다. 이 손상이 수십 년간 누적되면 결국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을 유발한다. 특히 실시간 엑스레이 영상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는 영상의학과·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신경외과·심장내과 의사들은 최고 위험군에 속한다.수술실에서 시작된 암: 의사들의 산재 기록이러한 위험은 실제 산재로 인정된 의사들의 사례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33년간 정형외과 의사로 일해 온 A씨의 양손에 피부암(기저세포암·편평세포암)이 발병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연평균 300건이 넘는 수술에서 C-arm을 사용했고, 납 장갑의 불편함 때문에 맨손으로 방사선에 노출된 채 수술을 집도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의 연평균 피폭량이 723밀리시버트(mSv)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33년간 축적된 방사선이 암의 원인임을 명백히 인정했다.13년간 척추 주사치료를 전문으로 한 신경외과 의사 B씨의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그는 C-arm 영상을 보며 주사바늘을 잡은 손가락에 피부암(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그의 손이 받은 방사선량은 최대 9천451밀리시버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고, 암 발생 인과확률은 최대 60%를 넘었다. 공단은 업무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기록되지 않는 피폭, 개인선량계의 사각지대방사선 작업 종사자는 법적으로 ‘개인피폭선량계’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개인피폭선량계는 노출량을 기록하는 개인별 블랙박스이자, 질병 발생 시 업무관련성을 입증하는 거의 유일한 공식 기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 허점이 있다.많은 의료진이 이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규정대로 가슴에 착용하더라도 정작 가장 많이 노출되는 손과 얼굴의 피폭량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영상의학과 의사 C씨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11년간 3만7천건이 넘는 시술을 한 그의 손가락에도 피부암이 발생했지만 공식 기록만으로는 피폭량을 증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사팀이 병원 환경과 그의 막대한 시술 건수를 바탕으로 피폭량을 과학적으로 재추정한 결과, 연간 최대 1천밀리시버트에 달하는 방사선 노출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그의 암은 ‘기록되지 않은 위험’이 재조사를 통해 입증된 대표 사례가 됐다.독일처럼 국가가 기록해야 진짜 보호가 시작된다의료진 개인이 주의를 기울이고 병원이 안전관리를 강화해도 근본적 한계는 분명하다. 수십 년간의 피폭량을 개인이 스스로 증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고 의료진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첫째, ‘추정의 원칙’ 도입이다. 일정 기간 이상 특정 시술에 종사한 의사에게 관련 암이 발병하면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업무상 질병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둘째, ‘국가 주도의 건강영향 장기 추적 시스템’ 구축이다. 독일 연방방사선방호청(BfS)처럼 국가가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평생 누적 피폭량을 직접 관리하면, 노동자는 이직이나 폐업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기록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한국의 현행 의료법 체계는 피폭 주체인 ‘사람’이 아닌 ‘장비’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간 피폭선량 한도는 존재하지만, 정작 의료진의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구체적 규정과 감독체계는 부족한 실정이다. 장비가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는 근본적 법체계 전환이 시급하다.박도연 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노무법인 이산 박도연 공인노무사, 2025 대한민국 국가사회산업공헌/베스트브랜드 ‘노무법인 부문’ 대상 수상

    노무법인 이산의 박도연 공인노무사가 11월 21일 열린 ‘2025 대한민국 국가사회산업공헌/베스트브랜드 대상’에서 ‘노무법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상은 국가와 사회,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관·기업·인물을 선정해 격려하는 자리로,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가 주최하고 월간 파워코리아가 주관한다.시상식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사단법인 통일문화연구원 라종억 이사장을 비롯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스타벅스 코리아, GS리테일, 여수 그루비 펜션 등 총 37개 기관·기업·브랜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행사는 김세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고, 센세이션엠에스 이승재 대표의 연주와 한국무용가 남화연, 테너 오창호, 소프라노 김현정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노무법인 이산은 특화된 전문센터와 연구원을 통해 모든 영역에 있어서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특히 노무 전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 원스톱 통합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전문화된 노무법인이다.박도연 공인노무사는 “이산은 단순히 사건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해법과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주력합니다.”라며, “노동자에게는 정당한 권리를, 기업에게는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것이 이산의 사명입니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 ‘폐암의 숨겨진 형제’ 직업성 후두암을 아시나요?

    ‘죽음의 먼지’ ‘조용한 살인자’. 석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폐암과 악성중피종이라는 비극이 떠오른다. 수많은 희생 끝에 석면으로 인한 폐암은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직업병의 대명사’가 됐다.그런데 이 비극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숨겨진 형제’가 있다. 석면이라는 동일한 원인에서 비롯됐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또 다른 질병, 바로 ‘후두암’이다. 석면은 폐뿐만 아니라 우리가 숨 쉬고 말을 하는 길목인 후두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폐로 가는 길목, 후두를 먼저 공격한다우리가 들이마신 석면 가루는 코와 입을 거쳐 후두를 지나 폐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날카로운 석면 섬유가 후두 점막에 박혀 수십 년 동안 지속적인 염증과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석면 후두암’의 발병 기전이다. 석면 폐암과 공격 방식과 경로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뜻이다. 과학적으로도 확인된다. 유해물질에 많이, 오래 노출될수록 질병 위험이 비례해 증가하는 것을 ‘양·반응 관계’라고 한다. 특정 질병이 우연이 아닌 직업적 요인 때문에 발생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자 산재 인정의 핵심 요건이다. 여러 연구에서 후두암 역시 폐암과 마찬가지로 석면 노출량과 노출 기간에 비례해 발병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반응 관계가 확인됐다.흡연과 석면의 ‘상승효과’, 위험은 곱셈이 된다“내가 담배를 많이 피워서 생긴 병인데…” 많은 노동자들이 이렇게 지레짐작해 산재 신청을 포기한다. 실제로 흡연이 후두암의 주요 원인인 것은 맞다. 그러나 산재보험은 그 질병이 ‘업무 때문에 생긴 것’만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오히려 흡연과 직업적 유해물질이 만나면 위험은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몇 배로 증가한다. 이를 ‘상승효과’라고 한다. 흡연의 위험이 1이고 석면의 위험이 1이라고 했을 때 최종 위험은 2가 아니라 3이나 4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즉 ‘흡연 때문에 생긴 병’이 아니라 ‘흡연 때문에 직업적 요인이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 병’으로 봐야 한다.최근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도 흡연을 직업적 노출의 위험을 극대화하는 ‘가중요인’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하다.흡연 경력이 오히려 증거가 되다빌딩 관리소장 사례최근 산재로 인정된 한 건물 관리소장 A씨의 사례는 장기간 흡연력이 오히려 후두암을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데 중요한 단서로 작용했다는 점을 보여준다.A씨는 2008년부터 11년간 건물 관리소장으로 일했다. 겨울철이면 주말도 없이 밤새 보일러를 돌보고, 평소에는 배관수리와 조명 교체 등 건물의 궂은일을 도맡았다. 그러다 2019년 8월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했고, 2020년 2월 후두암을 최종 진단받았다.그의 주된 작업 공간은 환기가 거의 되지 않는 지하 3층이었다. 배관이나 조명을 수리하기 위해 천장을 뜯고 교체하는 일이 잦았고, 낡은 천장재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방진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석면 가루를 들이마셨다.A씨에게는 20년의 흡연력이 있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단순한 개인적 요인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흡연이라는 개인적 위험요인에 더해 장기간 누적된 직업적 석면 노출이 암을 유발한 결정적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흡연이 석면의 발암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상승효과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결국 그의 후두암은 명백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다.석면만이 아니다, 일터를 점검하라후두암 위험은 석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 안의 암을 유발하는 목재 분진과 포름알데히드, 폐암의 원인이 되는 결정형 유리규산(돌가루)과 디젤엔진 배출물질 등,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다양한 유해물질이 후두에 직접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문제는 이 물질들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구와 인테리어 작업장, 터널과 건물을 시공하는 건설 현장,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자동차 정비소와 기계 공장이 바로 그 위험의 현장이다. 이처럼 여러 일터에 존재하는 공통점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먼지와 가스가 수십 년에 걸쳐 조용히 몸속에 쌓인다는 사실이다.따라서 목소리에 이상이 느껴지고 그 원인을 개인적 습관에서만 찾고 있다면, 이제 시선을 일터로 돌려야 한다. 수십 년간 들이마신 공기 속에 당신의 목소리를 앗아갈 진짜 원인이 숨어있을지 모른다.박도연 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노무법인 이산, 중대재해처벌법 대응방안 공유의 장 마련

    노무법인 이산(대표노무사 김명환)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2025년 하반기 노동이슈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이번 설명회는 중대재해처벌법, 근로기준법 등 주요 노동관계법의 최신 동향과 실무 대응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설명회는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설명회의 1부 세션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내용 및 최근 사례. 대응 방안 및 유의사항을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이슈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신유림 노무법인 이산 산업안전보건센터장이 교육할 예정이다.이어 2부 세션에서는 권민정 노무법인 이산 법률센터 노무사가 통상임금 판례 법리, 포괄임금제 관련 최근 동향 등을 소개하는 근로기준법 등 개별법 이슈 및 관리방안 교육을 진행한다,마지막 3부 세션에서는 용승현 노무법인 이산 노사관계연구원장이 개정 노조법 제2·3조 주요 내용 이해, 대응방안 및 유의사항을 중심으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등) 주요 내용 및 대응방안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노무법인 이산의 자문사 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이슈에 대해서 궁금한 사업장에서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18일까지 가능하며 교육비는 5만원이다.

  • 용접흄과 신장암 관계를 밝혀낸 역사

    용접흄은 신장암을 유발한다. 한때는 모호한 의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과학적 증거와 법적 판결이 뒷받침하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 글은 용접흄과 신장암의 인과관계가 어떻게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는지, 그 길고 치열했던 규명의 역사를 추적한다.초기 연구의 초점: 호흡기계 유해인자로서의 용접초기 산업 현장에서 용접의 위험은 폐암으로 한정됐다. 스테인리스강 용접 시 발생하는 6가 크롬과 니켈이 명백한 폐암 유발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신장암은 부수적인 발견으로만 간혹 언급될 뿐, 주요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소 같은 현장에는 여러 발암물질이 뒤섞여 있었다. 단열재 속 석면·높은 흡연율·금속 세척에 쓰이는 유기용제(TCE) 등 다른 강력한 발암물질들은 용접흄과 신장암 사이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어렵게 만들었다.최초의 공식 경고: 불완전했던 1990년 IARC 평가그러던 1990년, 최초의 공식 경고가 울렸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용접흄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Group 2B)로 공식 분류했다. 용접흄을 국제적인 직업성 발암물질 목록에 처음으로 올린 상징적 조치였다. 그러나 이 평가는 철저히 폐암 중심이었고, 신장암에 대한 어떠한 평가나 논의도 없었다. 당시 과학계가 신장암 위험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후 30년간 이어질 연구의 필요성을 알리는 불완전한 출발점이었다.결정적 전환점: 2017년 IARC 재평가1990년 용접흄이 Group 2B로 분류된 이후 용접흄의 건강 영향에 대한 수많은 새로운 역학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암 위험이 스테인리스강 용접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증거와 새로운 기전 연구들이 축적되자, 2014년 IARC 자문 그룹은 용접흄을 재평가가 시급한 최우선 순위 물질로 지정했다. 마침내 2017년 3월, 결정적인 전환점이 찾아왔다. 프랑스 리옹에 모인 IARC 실무 그룹은 27년간 쌓인 새로운 증거들을 바탕으로, 모든 종류의 용접흄을 폐암을 유발하는 ‘인체 발암성 물질(Group 1)’ 즉 ‘1급 발암물질’로 등급을 상향했다.더 중요한 것은 신장암에 대한 평가였다. IARC는 북유럽 5개국 코호트 연구, 캐나다 코호트 연구 등 여러 대규모 연구를 바탕으로 신장암에 대해 ‘제한적 증거’가 존재한다고 공식적으로 결론내렸다. 이는 ‘과학적 의심’ 단계를 넘어, 세계 최고 권위 기관이 인정한 ‘개연성 있는 위험’으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했다.과학이 바꾼 판결: 2003년의 ‘거절’, 2024년의 ‘인정’이러한 과학적 진실은 노동자의 삶을 바꾸었다. 20여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두 산재 판정이 이를 증명한다. 2003년, 화력발전소에서 19년간 일한 용접공 A씨가 신장암 산재를 신청했다. 그는 다량의 용접흄과 금속 분진에 노출된 것이 명백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의 결론은 냉정했다. "용접흄이 신장암의 원인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산재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의 법적, 과학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20여 년이 흐른 2024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조선소에서 약 42년간 일한 용접공 B씨가 신장암 산재를 신청했다. 이번에 공단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용접흄은 신장암과 연광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업무관련성의 과학적 근거가 상당하다”고 밝힌 것. 마침내 신장암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두 사례의 명암을 가른 것은 바로 그 사이 축적된 과학적 증거의 무게였다. 2003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제한적 근거'라는 IARC의 공식 평가가, 2024년에는 한 노동자의 삶을 구제하는 결정적 열쇠가 된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직업성 암 연구가 국제기구를 거쳐, 대한민국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근거가 된 극적인 과정이다.이제는 행동으로 증명할 때다. 용접흄과 신장암의 연관성을 둘러싼 과학적 탐구는 지난 수십 년간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었다. 이제 용접흄과 신장암의 관계는 더 이상 의심의 영역이 아니다. 산업현장은 국소배기장치 설치와 같은 공학적 통제, 개인 보호 장비 착용 등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조치를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 과학적 증거는 명확하다. 이제는 행동으로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때다.박도연 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전립선암도? … 현실이 된 ‘야간근무 암’

    많은 교대근무 노동자들은 밤낮이 바뀌는 사이클에 대해 “오래 하면 익숙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결코 야간노동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다. 오히려 과학자들은 교대근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교대근무를 ‘2A급 발암 추정 요인’으로 분류했다. 동물실험에서는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며 인간에게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교대근무는 수면장애, 우울증, 뇌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야간작업’을 특수건강진단이 필요한 유해인자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이 교대근무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그 위험성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밤을 정복한 인간, 생체리듬을 잃다인류의 역사 대부분 동안 노동은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순리를 따랐다. 밤은 휴식과 회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18~19세기 산업혁명은 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전구가 발명되면서 인간은 마침내 어둠을 정복하고 밤에도 대낮처럼 일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쥐게 되었다.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리게 된 것은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기계를 멈추는 것은 곧 손실을 의미했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기계 앞에 서야 했다. 철강·화학산업처럼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연속 공정 산업이 발전하면서 교대근무는 더욱 확산했다. 자본의 효율성을 위해 ‘발명’된 교대근무는 수만 년간 이어져 온 인류의 생체 시계를 불과 100여 년 만에 무너뜨렸다.2A급 발암요인, 질병 부르는 밤샘 노동최근 산재로 인정된 한 지게차 운전원의 사례는 교대근무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34년간 지게차 운전원과 경비원으로 일하며 3교대와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반복했던 한 노동자 A씨 사례다. 그는 평소 전립선비대증으로 꾸준히 병원 관리를 받아왔지만, 2019년 전립선암 의심 소견을 받았고 이듬해 2월, 결국 전립선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그는 34년간 야간 교대근무를 했다. 야간노동은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권 노동자의 경우, 서양권보다 야간 교대근무와 전립선암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 지게차 운전 중 장기간 노출된 ‘디젤엔진 배출물질’이 부가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장기간 야간 교대근무를 핵심 근거로 삼아 디젤엔진 배출물질 노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의 전립선암을 직업성 암으로 인정했다.야간·교대근무와 직업성 암 간의 상관관계는 비단 전립선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직업환경의학회는 야간 교대근무와 유방암의 업무관련성 인정 기준을 25년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최근에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타이어공장에서 28년 넘게 교대근무를 하다 직장암에 걸린 노동자의 사례에 대해 ‘업무관련성이 매우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교대근무가 특정 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공식 인정되는 셈이다.필수노동 부담, 노동자 개인에 떠넘겨선 안 돼의료, 제조, 치안, 소방 등 수많은 분야가 교대근무를 통해 유지된다. 이들의 노동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수’라는 명분이 노동자의 건강을 방치하는 이유일 수 없다.이제는 개인의 ‘적응’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대신, 사회 전체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근무방식 개선으로 야간노동의 총량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 충분한 휴식 보장과 정기적인 건강 관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교대근무 노동자의 건강을 사회적 비용으로 여기는 인식을 멈추고, 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노란봉투법, 사용자 확대 판단 기준...기존 판례, 판정례 속에 답이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2조 및 제3조 개정안 소위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①사용자 범위 확대, ②노동조합 소극적 요건 일부 삭제, ③노동쟁의 개념 확대, ④손해배상 책임 면제·제한이다. 노란봉투법 내용 중 노·사·정 모두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내용은 단연 사용자 범위 확대이다. 확대된 사용자 즉,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이하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세부 판단기준이나 요소에 대하여는 아무런 정함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HD현대중공업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계류 중이나 판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가 관련 기준(업무매뉴얼)을 제시하거나 판례, 판정례 등이 상당 수준 누적되기 전까지는 이에 대한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현행법 하에서도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응낙의무를 인정한 하급심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해당 사건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 하급심 판결에 따르면 실질적 지배력 여부 판단기준은 △하청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노무가 원청 사업주의 사업 운영에 필수적이고 사업체계 내에 편입되어 있는지 △원청 사업주가 하청 노동자의 구체적인 노동조건에 대하여 개입하는 정도다. 아울러 △원청 사업주가 하청 사업주에 대하여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통제를 하는지 △하청 노조의 요구안이 원청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집단적으로 결정할 필요성·타당성이 있는지로 보인다. 이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요소로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고, 일부가 결여·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노무법인 이산 용승현 공인노무사(노사관계연구원 원장)는 “원청 사업주와 하청 노조 간의 단체교섭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청 노조 입장에서는 개정법이 통과된 만큼 원청 사업주에 대한 교섭요구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앞서 제시한 실질적 지배력 판단에 대한 네 가지 요건을 기준으로 사업장 도급관계에 대한 실태 점검과 법률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 향기로운 살인자 ‘목재 분진’

    가구 공방이나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나무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목재 분진은 석면·벤젠과 동일한 ‘1군 발암물질’이다. 코막힘이나 콧물 같은 사소한 증상으로 시작해 코안을 파고드는 치명적인 암, ‘비강암’의 주범일 수 있다. 이번 주제는 익숙함에 속아 간과하기 쉬운 목재 분진의 치명적인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다.비염인 줄 알았는데 … 코안에서 자라는 암‘비강암’은 콧속 공간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초기 증상이 감기나 비염, 축농증과 매우 흡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잦은 코막힘, 콧물, 원인 모를 코피, 후각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환자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암세포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한쪽 뺨이 붓거나, 눈이 돌출되고, 극심한 안면 통증과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코는 단순히 숨 쉬는 기능만은 하는 것은 아니다. 코는 뇌와 눈 등 중요 기관과 인접해 있어, 암의 전이가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코의 이상 신호가 반복된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가구·건축·인테리어, 일상에 스며든 1급 발암물질비강암의 가장 큰 직업적 원인은 바로 ‘목재 분진’이다. 나무를 자르고, 깎고, 표면을 다듬는 모든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톱밥들이 발생한다. 가구 제조, 건축 내장 공사, 인테리어, 목공예 등 관련 직업군은 모두 고위험군에 속한다.특히 참나무, 너도밤나무 같은 활엽수 분진은 침엽수 분진보다 발암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재 분진의 미세입자들은 호흡기를 통해 코 안 점막에 달라붙어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수십 년간 염증과 회복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세포 DNA에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결국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최근 산재로 인정된 조선소 목공 A씨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그는 2022년 12월, 한 달 넘게 이어진 왼쪽 코막힘으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코 물혹(폴립)으로 생각했지만, 조직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023년 1월 그는 코안쪽 공간에 생긴 암, ‘상악동암’으로 최종 진단받았다. 4개월 뒤 A씨는 상악동 일부를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그는 30년 넘게 목재 분진 속에서 일했다. 1990년부터 여러 조선소에서 선박 내부 의장품을 만들었으며 그라인더와 톱으로 목재를 자르고 사포로 표면을 다듬는 일을 반복했다. 특히 안전 규제가 미비했던 1980~90년대 제대로 된 보호구 하나 없이 흩날리는 톱밥과 목재용 접착제 유증기에 그대로 노출됐다.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비강암을 직업성 암으로 인정했다. 공단은 목재 분진이 비강암을 유발하는 것이 명확한 1급 발암물질이라는 점과 목재용 접착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의 발암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30년간의 직업적 노출이 암의 원인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단순 코감기’라는 안일함, 직업력 의심해야 할 때목재 분진에 대한 경각심은 현저히 낮다. ‘자연에서 온 것이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질병을 키운다. 작업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거나, 환기 시설이 미비한 곳에서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1급 발암물질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목재 분진과 관련한 직종에 종사하면서 만성적인 코막힘이나 후각 저하를 겪고 있다면,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받고, 반드시 자신의 직업과 작업 환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직업성 암 인정의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다.사업주는 국소 배기 장치나 집진기 등 환기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노동자에게 성능이 검증된 1급 방진 마스크를 지급해야 한다. 노동자도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안전 장비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

  • 꿈의 소재가 드리운 악몽 ‘석면과 악성종피종’

    2009년 이후 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조용한 살인자’ 석면은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과거 ‘꿈의 소재’로 불렸던 석면은 이제 1급 발암물질로, 수십 년의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으로 돌아온다. 석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 정확한 실체와 현재의 위협 요소를 정확히 알아야 할 때다.1급 발암물질, 한번 박히면 빠지지 않는 ‘가시’석면은 불에 타지 않고 질긴 특성 때문에 한때 완벽한 건축자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 실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섬유다. 노후 건물이 부서질 때 공기 중으로 퍼져나간 석면 가루는 호흡기를 통해 폐 깊숙이 파고든다. 한번 몸에 박힌 석면 섬유는 배출되지 않고 영구히 남아, 짧게는 10년 길게는 40~50년 이상의 긴 잠복기를 거치며 세포를 변형시킨다.세계보건기구(WHO)는 석면을 ‘인체에 명백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특히 석면은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인 악성중피종의 절대적인 원인으로, 환자의 90%가 석면 노출 이력을 갖는다. 악성중피종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1년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2009년 이전 건물, 우리 곁의 ‘시한폭탄’석면의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석면의 위협은 2009년 전면 사용이 금지되기 이전에 지어진 모든 낡은 건물에 잠재해 있다. 우리 동네의 낡은 상가,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 그리고 아이들이 매일 생활하는 학교가 바로 그 현장이다.실제로 2027년까지 ‘무석면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부 목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교 건물에 석면 자재가 남아있다. 심지어 안전하다고 홍보했던 학교에서 뒤늦게 석면이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례도 있었다. 과거 석면 공장 주변이나 건축 폐기물이 무분별하게 매립된 부지의 토양 오염 문제까지 더하면, 석면의 위험은 여전히 우리 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시한폭탄’이다.의심하고, 기록하고, 증명하라: 한 노동자의 힘겨운 싸움석면 질병의 긴 잠복기는 진단과 입증 과정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최근 산재로 인정된 한 터널 공사 노동자 A씨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평생 굴삭기를 운전해 온 A씨는 2021년 재채기할 때마다 찾아오는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가장 치명적인 석면암 ‘악성중피종’이었고 안타깝게도 그는 그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은 그가 터널 공사 중 ‘숨쉬기 힘들 정도의 먼지’에 노출돼 암에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건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 먼지 속에 석면의 존재를 찾는 것이었다.그 증명은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과거의 공기를 채취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일했던 땅의 기록은 남아있었다. 조사 결과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국가가 작성하는 ‘석면 지질도’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환경부 정보망을 통해 그가 1997년 대구 지역에서 터널 공사를 했던 곳이, 암석에 자연적으로 석면이 포함된 ‘석면 분포 가능 지역’이었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것이다.결국 근로복지공단은 이 지질도 증거와 악성중피종이 대부분 석면으로 인해 발병한다는 의학적 사실을 근거로, 그의 죽음을 명백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이 사례는 ‘기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의 구체적인 과거 작업 현장 기록(한국건설기술인협회 등록 자료)이 있었기에, 석면 지질도와 대조하여 노출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었다. 과거의 직업력을 의심하고, 기록을 찾아 확인하는 노력이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이처럼 수십 년 전 잠깐 일했던 건설 현장, 어릴 적 살았던 낡은 슬레이트 지붕 집에서의 노출이 현재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유 없는 마른기침이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이 지속된다면 혹시 석면 때문은 아닐까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과거 석면 노출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일하거나 거주한 경험이 있다면, 이를 기억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한순간의 의심이 치명적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숨겨진 권리를 찾게 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